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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서양인 최초 승려는 아일랜드 출신 방랑객”(현대불교 1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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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여여심 작성일16-01-19 17:39 조회1,6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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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마로까 본명은 로렌스 캐롤
19세기 아일랜드 더블린 출생
미얀마·태국·네팔 등서 활동
영국 제국주의·복음주의자에 저항


▲ ‘The Dharma Bum’ 제작포스터. 사진출처=crowdgift.ca

서양인 최초 승려의 삶을 조명하는 애니메이션이 제작 중에 있어 화제다.

아일랜드 출신 이언 로튼(Ian Lawton) 감독은 아시아 지역서 기독교를 전파하려는 복음주의자들과 영국 제국주의에 맞서 저항했던 담마로까(U Dhammaloka·1856~1914) 스님의 삶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목은 ‘The Dharma Bum’이다.

담마로까 스님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너무 놀랐습니다. 저는 이 분이 오스카 와일드, 마이클 콜린스, 다니엘 오코넬처럼 아일랜드 역사에 이름을 남길만한 인물이고,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분명 아일랜드의 영웅이지만 아무도 그에 대해 모르고 있습니다.”

이언 로튼 감독이 주목한 담마로까 스님의 본명은 로렌스 캐롤(Laurence Carroll)이다. 서양에서 첫 번째 승려가 된 후 아시아에서 반()제국주의 활동을 펼치며 영웅으로 칭송받았다.

로렌스 캐롤은 19세기 아일랜드 더블린의 이주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방랑가적 기질이 있었던 그는 농장 떠돌이 일꾼, 할부판매원 등으로 근근이 끼니를 때우며 사는 자유로운 사색가로 살았다. 그리고 증기선과 가축 운반차에 몸을 싣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다가 증기선 항만 노동자가 되어 중국행 배에 올라탔다.

어수선한 안내에 따라 미얀마 양곤에 내린 캐롤은 숲속에 있는 한 사원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그는 방탕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서양인 최초의 승려가 되기까지 약 7년간 수행에 전념했다.

이후 캐롤은 불교의 평화로움을 좇는 대신 동남아시아에 단단히 뿌리내린 가톨릭과 엄격한 영국 식민지 규율에 저항하는 정치적 활동에 헌신했다. 그는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반도, 실론, 네팔 등에서 교육과 독립을 주제로 수천 번 법문을 했으며, 억압받는 이들에게 로빈 훗같은 존재였다.

특히 캐롤은 미얀마 신문에 담마로까란 법명으로 미얀마 지역서 기독교 선교사들이 종교적인 글을 퍼뜨리거나 파는 행위를 금한다는 경고문을 내는 등 당시 제국주의에 핍박받던 약자 편에서 싸웠다. 이밖에도 미얀마와 실론지역에서 활동했으며, 싱가폴과 태국 방콕에는 학교를 세우고 일본에는 네트워크를 형성, 네팔에서는 가르치는 활동을 했다.

그의 이런 놀라운 삶은 로렌스 콕스 교수(아일랜드 메이누스대), 알리시아 터너 교수(토론토 요크대) 등 교수진들의 5년간 연구와 노력 끝에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로튼 감독은 캐롤은 영국인들은 미얀마를 빼앗고 미얀마인들의 종교를 짓밟았다는 말을 한 이유로 재판에 섰다그는 지역종교(불교)가 강력히 방어한다면 제국주의 권력의 코를 비틀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종국엔 대중의 지지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로튼 감독은 우리는 그가 일생동안 정부당국에 저항한 것을 발견했다그는 매력적이고 재치 있다. 또한 이야기꾼으로서 용기 있고 임기응변에 뛰어난 인물이었다고 덧붙였다.

흥미롭게도 1900년 이전 캐롤의 26년간 삶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가 경찰의 지능적 감시로 인해 사망한 것처럼 위장한 채 활동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캐롤은 기독교 선교사들과 유럽 식민지 정책을 비난하는 연설을 해서 유명해졌던 것은 물론, 불교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 특히 최하층 계급에게까지 자비심을 보여 존경을 받았다.

로튼 감독은 캐롤이 여권이 만들어 지기 전부터 각국을 돌아다녔다는 점과 이름을 주기적으로 바꿨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그에 대한 중요한 증거들은 많이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캐롤에 관한 흔적은 그의 흐릿한 사진 1장과 작은 글귀들이 전부였지만, 그로부터 로튼 감독은 아일랜드인으로서 캐롤의 특유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캐롤은 신문에 15천 루피를 내 걸고, 성모마리아를 입증하는 사람에게 이 돈을 주겠단 글을 쓰기도 했죠.”

캐롤이 사망한지 100년이 넘었지만 로튼 감독은 후대들을 위해 그의 업적이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캐롤이 마틴 루터킹, 레니 브루스처럼 자신의 믿음에 신임을 갖고, 열정으로 맞서 싸우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이언 로튼 감독은 영화제작을 위해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방식)으로 후원금을 모으고 있으며,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는 교수진이 로렌스 캐롤의 삶을 추적·연구한 것을 토대로 한다.

로튼 감독은 대부분 이야기들은 교수진과 인터뷰를 통해 얻어낼 것이고, 불교와 세계사에서 잘 알려진 내용들로 구성될 것이다. 현재 크라우드 펀딩 목표는 15천 유로다이번 애니메이션을 꼭 불자의 삶이나 역사적인 내용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단 역경을 이겨낸 한 영웅의 이야기로 담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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